지난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아주 특별한 합동결혼식 이 열렸습니다.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강경 무장정파 하마스가 주선한 결혼식으로
신랑, 신부 100쌍이 참가했는데, 신부 100명 대부분이 애가 딸린 미망인 이라는 점이
여느 결혼식과는 다른 특징 이라고 하겠습니다.
신부들은 모두 지난 1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때 남편들이 맞서 싸우다
숨진 이른바 '순교자'들의 아내들 입니다.
가장인 남편을 잃고 자녀들과 함께 생활고에 빠진 여성들을 위해 하마스가 나서서
새로운 짝을 찾아준 것 입니다.
[대기중인 신부들 얼굴은 모두가 굳은 표정이다]
이는 이슬람 포교 초기 잦은 정복전쟁을 통해 전사자가 양산되자
남은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뜻에서 도입된 전통으로,
비 이슬람권이 야만시하는 이슬람권의 1부 다처제 역시 남성들의 호색에서
비롯됐다기 보다는 이같은 구호차원의 고려가 더 강하다 고 할 수 있습니다.
정식 아내만 10여 명을 둔 것으로 알려진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 역시
첫번째 아내 (비록 부자였지만)를 포함해
다수의 아내가 과부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기중인 신랑 들]
우리네 정서로 이해하기 힘든 대목은 바로 가자의 미망인들이 새로 맞은 신랑들이
거의 대부분 숨진 남편의 시동생들 이란 점일 것입니다.
[축하 행사]
축하행사를 하는 아이들은 신부와 전 남편사이에 태어난 아이들 이며
우리 고대국가 일부에서도 행해졌던 <형사취수>의 관습을 연상케 하는 일인데
이 또한 사촌간 결혼이 당연시 되는 이쪽 동네의 전통상 그리 흉잡힐 일이 아닌 듯 합니다.
[편집자주]
한국 언론을 대표하는 종군기자 가운데 한사람인 이민주 기자는
1995년 SBS 공채로 입사해 스포츠, 사회부, 경제부 등을 거쳐
2008년 7월부터는 이집트 카이로 특파원으로 활약 중입니다.
오랜 중동지역 취재경험과 연수 경력으로 2001년 아프간전 당시에는
미항모 키티호크 동승취재, 2003년 이라크전 때는 바그다드 현지취재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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