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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고향

13/07/27 법전 관터의 여름과 캠프(19th)

by 월하소회 2013. 7. 29.

법전,

현재 봉화군 관내의 면 소재지만을 놓고 비교해 보면 여기는 가장 낙후된 지역이다

예나 지금이나 주거인구의 한집만 건너면 할배, 할매, 아제, 조카로 통하는 법전강씨 집성촌,

 
1636년(인조14) 병자호란에서 인조가 청 태종에 삼전도에서 무릅을 꿇은 굴욕으로 끝나자,
그 굴욕감을 참을 수 없던 조선 중기의 학자 姜洽, 姜恪 형제가 절개를 지킨다며

천하의 오지 법전으로 내려와 한분은 음지마을, 한분은 양지마을에 은거에 들어가고 

이로인해 법전이라는 동네가 태동,

또 강흡(姜洽), 심장세(沈長世),홍석(洪錫),정양(鄭瀁)·홍우정(洪宇定) 등 이분들은
춘양, 법전,봉성(띠띠물)에서 은거하며 절개를 지켜 훗날 이분들을 太白五賢이라 부른다.

 

양지마을에 강각(姜恪)이 은거하던 도은구택(陶隱舊宅)은

후손이 약 200년전인 1798년에 증축하여 지금에 이르렀고

1982년에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40호로 지정, 현재는 강각의 12대손이 기거한다

바로 앞집에는 혜은고택 이라하여 강각의 7대 손이 살고있다,


또한 양지마을, 음지마을 사이에는 실개천이 흐르는데 이름하여 법전천,
발원지는 면 소재지에서 약 4km 떨어진 모랫골이다
소재지를 지날때는 작은 실개천에 불과 하지만 내려가면서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지류를 만나서 재법 큰천을 이루고 

초등시절 소풍장소로 자주 이용했던 오늘의 소재이자 유년시절 추억의 관터 다.

한 여름의 경채정 모습

경북 문화제 298호이며 음지마을 입구에 있다.

조선조 말 철종때 지어젔고 현판 글씨는 추사 김정희 글 이라고 함.

고목나무 두 그루는 이지방에서 보기드문 회화나무인데 여기서는 기와나무라 통한다,

 

종종걸음으로 경채정을 지나면 좌측에 고택 여러채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이름하여 도은구택

동네 안으로 들어가 봐야 상세히 알수 있을 정도로 울창한 숲이다.

 

 

현판은 왠지 엉성하다, 알아보니 모두 도둑을 맞았단다.

 

 

 

현재 강각의 12대손이 기거하는 도은구택의 내부

오호라 세월의 풍상인가~어릴적엔 배나무였다 는데 지금은 고사목이 되었고

골목길 담쟁이는 더이상 오를 곳이 없다.

 

 

도은구택의 제실앞 성건제(省愆齊)

 

7/27 이날은 우리 법전중앙 국민학교 초등 동창회 날

미리 탠트를 준비해서 참석했고 동창회 장소는 도은구택 옆집,

실제 기거하는 깐깐하기로 소문난 후손의 양해 하에 성건제 대청에서 1박 할수있는 행운을 얻다.

 

 

이렇게 든든한 기둥 아래서 하룻밤을 이너탠트 하나로 200년 이상의 氣를 받다.

 

7월28일.

동창회 이튼날, 이번에는 초딩들과 함께 관터로 갔다.

지난 겨울, 봄, 두번에 걸처 탐사했고 내게는 이번이 세번째이며 사계중 여름 탐사 다.

달밭골 입구 실개천 바닥에 찍힌 발자국(분명 사람 발자국은 아니다)

 

관터로 가는 입구

법전에서 약 2km 내려온 지점이며 이논을 가로 질러 왼편 저쪽 산밑으로 가야한다.

 

논을 가로질러 언덕배기를 미끄러지듯 엉금엉금 내려가면 첫번째 개울을 건넌다.

지난 겨울에 외나무 다리를 놧었는데 떠 내려가서 올봄 돌 짐검다리를 새로 조성....

 

첫번째 개울 징검다리를 건너서 달밭골 모퉁이를 뒤돌아 봤다~

 

이하의 사진들은 지난 40여년동안 자연에서 쓰러질건 알아서 쓰러지고

힘 센넘은 기를쓰고 번식을 해서 인간의 손을 거치지않고

모든것을 자연이 알아서 적자생존한 그야말로 원시상태 숲이 시작 된다

 

지난 겨울 눈위 피를 흘리며 돌아다니던 멧돼지 발자국이 있던 곳,

 

 

7월에 피는 꽃으로 요즘 좀처럼 보기힘든 조팝나무가 여기에 있다.

 

이끼가 낀 습지에서 자라는 이름모를 버섯과 산 다래, 볼수록 정감이 간다

 

노루오줌풀에서 깨어난 참 매미

요즘은 여간해서는 들을수 없는 참매미의 울음도 여기에는 들을수 있었다.

 

 

동창회 참석인원 33명 중 달밭골 입구에서 물을 건너기를 무서워 하는 몇명하고

일정상 일찍 돌아간 친구 몇명을 제외한 딸랑 14명의 선택 받은자 만이

등짝에 법전 청량주 몇통과 양념 삼겹살을 짊어지고 물살 센곳은 넘어지고 자빠지기를 몇번해서

붙들고, 손잡고 물길을 건너기를 수회 반복하며....

 

 

 

 

 

이곳은 다랭이 논이었는데 습한 환경에 이끼와 넝쿨이 휘감아서 습지우림으로 변했다.

 

 

사실 장맛비가 올듯한 악천후에다가 첨 오는 여친들에게는 힘든 코스인데도

군소리 없이 따라오며 "야~야...." 감탄사를 연발 하는걸 들으니

동창회 다음날은 여길 가자고 제안했던 개발 위원장도 어께가 으쓱해 지는게 보인다.

 

 

 

 

 

 

 

여기까지가 목표지점,

비는 흐느적 거리지만 아량곳 없이 몇병 짊어지고 온 청량주를 풀어내려 파이팅을 외쳤다

 

개발위원장의 말에 의하면 이 폭포를 기준으로 법전천 생태계가 다르다고 하는데.

은어, 뱀장어, 피리 등등 회귀성 물고기가 물살 센 저 폭포 때문에 더이상 못 올라 온다나~~

하여간 여기를 기준으로 아래는 뱀장어, 피리, 꺽지, 퉁가리 가 자생한다.

 

 

 

지난겨울과 올봄 그리고 이번 여름을 거치면서 느낀 건 이곳에도 뭔가 아쉬움....

여느 강가와 마찬가지로 비닐과 스티로폴은 여기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도 다행스런 건 원시우림의 형태를 그대로 간직한 울창한 숲은 

보존 할 가치가 충분한 순 청정지역 이라는 거,

이런환경을 만든 것도, 앞으로 지켜야 할 과제도 오로지 법전 면민들의 몫이다.

 

단풍 들고 낙엽 떨어지는 썰렁한 가을이 오면 다시 와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