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노예 수드라의 꿈...
세계에서 거지가 가장 많은 나라,
그리고 유일하게 계급이 엄연히 존재하는 나라,
그래도 그것을 불평하거나 부정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으로 순순히 받아들이며
영혼의 정화를 지상의 목표로 삼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
그 속에 인도 사회에서 카스트 제도의 가장 낮은 신분인 수드라 라 하는 노예 계급이 있다.
최고 신분은 브라만,
다음 신분은 왕족,장군으로써 백성들을 다스리는 신분인 크샤트리아
여기까지가 지배 신분이고, 농사를 짓고사는 평민 신분인 바이샤,
그밑이 바로 노예신분인 수드라, 수드라 중에서도 가장 낮은 신분이 바로 불가촉 천민 이다,
그들은 주로 상층계급 집안에서 하인 노릇을 하거나 빨래, 노동 등
힘들고 천한 일을 하며 겨우 입에 풀칠을 하며 산다.
그들에게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은팔찌를 손목에 차는 것이란다.
그 은팔찌를 위해 수십 년을 노력해야 한다고 하니 참으로 가엾은 인생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하여 은팔찌의 희망이 이루어지고 나이가 들어 여력만 생기면
그들은 칙칙하고 무거운 일상의 짐을 훌훌 털고
평생을 꿈꾸던 그들 영혼의 성지 갠지스강을 향하여 떠난다고 한다.
갠지스강은 북부 히말라야에서 발원하여 인도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2,500km의 긴 강으로
인도인들은 그 강을 생명의 모태가 되는 신성한 곳으로 믿는다.
지금은 갠지스강도 공업화의 물결로 몸살을 앓는다지만 그들은 조금도 개의치 않고
그 신성한 강물에 뛰어들어 감격 속에 몸을 씻으며,
그럼으로써 깨끗한 영혼을 만들어 보다 나은 계급으로의 환생을 꿈꾼다고 한다.
그래서 인도의 어디에서나 갠지스가 있는 바라나시로 향하는 3등칸 열차는 고단하지만
희망을 품은 수드라들로 붐비고 거지와 움막과 밀개떡이 있는 갠지스 강가는
하루 종일 시체를 태우는 연기가 끊이질 않는다.
어렵사리 모은 돈으로 은팔찌 하나를 구한 수드라들은 화장터가 있는 강가에서
날마다 몸을 씻으며 곧 다가올 죽음과 죽음 뒤에 찾아올 환생을 기다린다.
운 좋아 일찍 죽음이 찾아와 허술한 육신을 거두어가 주면 좋으려니와
그렇지 못하면 별수 없이 오가는 사람을 상대로 구걸을 하여
그 돈으로 밀개떡을 사 먹으며 기약없는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수드라들이 죽으면 시체를 수습해 화장을 하는데
강변에 장작더미를 쌓아 환생을 도와주는 또 다른 수드라들이 있다고 한다.
그 화장의 대가가 바로 죽은 자가 생전에 차고 있던 은팔찌 하나라고 하니
장례비 치고는 가장 값싸다 하겠지만
수드라들이 일생을 통해 그토록 갖고자 했던 은팔찌 하나의 용도에 목이 메일 수밖에 없다.
나는 다시 문바이로 나갔다
목적지는 엘리판타 섬 이었으나 시간이 많이 소요 될것 같아서 지난번 대충 스처 지나간
아라비아 해변과 인디아 게이트를 셈세히 살피고 박물관을 거처서 최종 목적지는 도비가트,
도비가트는 빨래하는 수드라들이 운영하는 대규모 빨래터 시장으로 재래형 세탁소가
빽빽하게 있는데 곳곳에서 엄청나게 많은 양의 빨래를 하고 말리는 모습이 장관이다.
물 사정이 좋지않는 여기 사람들은 집에서 나오는 빨래를 거의 이곳에 맡기는데
한 가지에 대략 50루피, 힘든 세탁작업을 직접 하지 않고 빨래전문 수드라 인 ‘도비’들에게 넘긴다.
손으로 혹은 발로 빨래를 하는 세탁수조
한사람이 하루 약 400벌을 빨래 한다고 하며 이곳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빨래 가마에 불을 지피는 것도 수드라의 일,
하루하루를 이렇게 고달프게 살아가고 있고 이것 수드라계급은 안타깝게도 대를 물린다.
입구를 막고 입장료를 1인당 300루피씩 달라는 통에 그냥 돌아서는데 다시 차를 세우고
1인당 100루피만 달라고 해서 승낙을 하고 이 두사람의 안내를 받아
무슨 뜻 인줄도 모르는 힌디어로 잠시나마 고달픈 수드라 도비들의 삶을 경험 했다
그래도 여긴 좀 괜찮은 빈민가 에 속하는 편
산속에서 집도없이 거적대기 움막에 사는 수드라를 보면 정말 가슴이 찡하고 할말을 잊는다
이들은 마을로 내려오면 주민들이 깡통을 두드리며 피하라고 한다니
이들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가를 짐작 할수 있으리~~~
인도에서는 어디서나 많은 거지들을 만나지만
혹 적선을 하여도 거지들로부터 인사를 받지 못한다.
오히려 돌아서면 다른손에 쥐고 있는 것 마저 달라고 손을 내미는것을 경험했고또 빈민가에서 지갑을 꺼내면 어디서 보고 있었는지 우르르 때로 몰려왔다
인도 사람들은 저렇게 적선 하는걸 당연하게 여기는것 같다.
애를 앞 세우고 박물관 앞에서 어설픈 곡예를 하며 구걸하는 거리의 여인
문바이 박물관 이다
이곳에는 박물관이 열개정도 있는데 타지마 호텔 맞은편에 있는 문바이 박물관이 제일 큰곳으로
들어가 보니 인류역사와 함께 인디아 문명의 변화과정, 그리고 영국과의 관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박물관 앞 예술가
3,000년전의 인디아 기록들
나무로 조각한 것인데 정말 정교했다
두번째 간 문바이 역 앞
인도는 남북이 3,864km, 동서가 2,869km 이렇게 엄청나게 크니
아마도 이들은 먼 이별을 앞두고 있는듯 하다
지난번 스치며 지나간 인디아 게이트로 다시 발길을 돌렸다.
도회지는 팔자좋은 개들의 천지다.
아라비아 해변가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저 건너 빌딩숲에서 사는 인디아의 거부들과 도비가트에서 천민으로 태어난걸 하늘의 운명으로 알고
죽을때까지 빨래만 하는 수드라의 애처로운 삶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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