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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想에서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모윤숙]

by 월하소회 2010. 4. 8.

산 옆  외따른 골짜가에 혼자 누워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른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식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고 나.가슴에선 아직도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의 주검을 통곡하며 나는 듣노라!그대가 주고간 마지막 말을...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었노라.

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쳐 날뛰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내손엔 범치못할 총 한자루, 내 머리엔 깨지지 않을 철모가 씌어져

원수와 싸우기에 한 번도 비겁하지 않았노라.

그 보다는 내 핏속엔 더 강한 대한의 혼이 소리쳐

나는 달리었노라. 산과 골짜가, 무덤위와 가시숲을 이순신 같이, 나폴레온 같이, 시이저 같이,

조국의 위험을 막기위해 밤낮으로 앞으로 앞으로 진격! 진격!

원수를 밀어 가며 싸웠노라. 나는 더 가고 싶었노라. 저 원수의 하늘까지

밀어서 밀어서 폭풍우 같이 모스크바 크레믈린 탑까지 밀어 가고 싶었노라.

 

내게는 어머니, 아버지, 귀여운 동생들도 있었노라.

어여삐 사랑하는 소녀도 있었노라.

내 청춘은 봉오리지어  가까운 내 사람들과 함께 이 땅에 피어 살고 싶었나니

아름다운 저 하늘에 무수히 날으는 내 나라의 새들과함께 나는 자라고 노래하고 싶었노라.

나는 그래서 더 용감히 싸웠노라.

그러다가 죽었노라.

아무도 나의 주검을 아는 이는 없으리라.

그러나 나의조국, 나의 사랑이여!

숨지어 넘어진 내 얼굴의 땀방울을 지나가는 미풍이 이처럼 다정하게 씻어 주고

저 하늘의 푸른 별들이 밤새 내 외로움을 위안해 주지 않는가!

 

나는 조국의 군복을 입은 채 골짜기 풀숲에 유쾌히 쉬노라.

이제 나는잠시 피곤한 몸을 쉬이고 저 하늘에 날으는바람을 마시게 되었노라.

나는 자랑스런 내 어머니 조국을 위해 싸웠고 내 조국을 위해 또한 영광스리 숨지었노니

여기 내 몸 누운 곳 이름모를 골짜기에 밤이슬 나리는 풀숲에 나는 아무도 모르게 우는

나이팅게일의 영원한 짝이 되었노라.

바람이여! 저 이름모를 새들이여!

그대들이 지나는 어느 길 위에서나 고생하는 내 나라의 동포를 만나거든

부디 일러다오.

나를 위해 울지말고 조국을 위해 울어 달라고. 저 가볍게 날으는 봄나라의 새여

혹시 네가 날으는 어느 창가에서 내 사랑하는 소녀를 만나거든

나를 그리워 울지말고 거룩한 조국을 위해 울어달라 일러 다오.

조국이여! 동포여! 내 사랑하는 소녀여!

나는 그대들의 행복을 위해 간다.

내가 못 이룬 소원, 물리치지 못한 원수, 나를 위해, 내 청춘을 위해 물리쳐 다오.

 

물러감은 비겁하다. 항복보다, 노예보다 비겁하다.

둘러싼 군사가 다아 물러가도 대한민국 국군아!

너만은 이땅에서 싸워야 이긴다. 죽어야 산다.

한번 버린 조국은 다시 오지 않으리라.  다시오지 않으리라.

보라! 폭풍 온다. 대한민국이여!

 

이리와 사자떼가 강과 산을 넘는다.

내 사랑하는 형과 아우는 서백리아 먼 길에 유랑을 떠난다.

운명이라 이 슬픔을 모른 체 하려는가?

아니다. 운명이 아니다. 아니 운명 이라도 좋다.

우리는 운명 보다는 강하다. 강하다.

 

이 원수의 운명을파괴하라. 내 친구여!

그 억센 팔 다리, 그 붉은 단군의 피와 혼.싸울곳에 주저말고, 죽을 곳에 죽어서

숨지려는 조국의 생명을  불러 일으켜라.

조국을 위해선 이 몸이 숨길 무덤도 내 시체를 담을 작은 관도 사양 하노라.

오래지 않아 거친 바람이 내 몸을 쓸어 가고

이땅의

벌레들이 내 몸을 즐겨 뜯어가도 나는 즐거이 이들과 함께 벗이 되어

행복해질 조국을 기다리며 이 골짜가 내 나라 땅에 한줌 흙이 되기 소원 이노라.

 

산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운 국군을 본다.

아무말, 아무 움직임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국군을 본다.

누른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식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 였고 나.

가슴네선 아직 더운피가 뿜어 나온다.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 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간 마지막 말을

 

오늘 나는 침몰한 천안함 생존군인들의 증언을 보면서

왜 ,무엇 때문에 그들을 대중앞에 세웠는지 도무지 이해를 할수 없었다

군인은 명예도 소중히 여긴다는 걸 명심해야 할진데

기브스를 해서 목발을 짚히고, 휠체어를 태우고,

저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굳이 언론앞에 내세워야 하는가 

그리고 대한민국 언론들은 그들을 대중앞에 내세워서 무엇을 얻고저 함일까...

 

오늘 눈에 비친 그들의 모습은 전장에서 패하고 돌아와서 재판소에서 판결을 기다리는  

전범같은 표정으로 지금 살아있는게 먼저 간 전우들에게 미안한 듯한 모습 뿐 이었다

특히 빠삐온 죄수복 닮은 환자복을 입혀서 대중앞에 세워 놨으니....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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