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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캠프

12/08/11 소백산 백팩(13th)

by 월하소회 2012. 8. 12.

천상의 화원, 소백산~~!!!

이능선에서 꼭 한번 밤을세고 일출을 보는게 내 꿈,

이제 그것을 실행하다.

 

8월11일.

초암사에서 국망봉 코스 거리는 4.4km 

약 2km의 소백산의 낙동강 발원지 죽계구곡을 껴안은뒤 나머지는 엉금엉금 기면서 간다

12일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지만 계획했던 것이라 무시하고 

이글거리는 한낮을 뒤로한체 12시50분 초암사를 출발,

나무 그늘이 하늘을 가려 햋볕을 막았지만 비오듯 흐르는 땀에 옷을 쥐어짜면 그냥 주르르...

궁금한 날씨조회후 애지중지 전화를 바위에 두고 그냥 가다가

힘들게 올라온 길을 뛰어 내려가서 줏어가는 산행객에게 찾아 다시 올라가는 헤프닝....

 

계곡 밑바닥까지 훤히 보이는 맑디맑은 죽계구곡의 귀퉁이에서

유유자적 점심식사후 어슬렁 거리며 석륜암 옛터에 도착한 시간은 16시를 훌쩍 넘었다. 

이제 남은거리는 1km 남짓, 한참을 어슬렁 거리며 땀을 식힌후

산자락 바위틈을 쥐어짜서 흐르는 천연수로 푸짐하게 500cc 물병으로 11병을 채우고

탠트, 바닥시트, 매트, 침낭, 햇반4개, 김치도 좀 사고, 팩소주 2개, 귤과 자두 몇개 등등,

이쯤해서 배낭무게는 약 15kg 정도를 짊어지고 17시반쯤 흐느적 거리며 국망봉 능선에 도착...

이곳은 비로봉과 국망봉의 갈림길인 고갯마루 언덕,


역시나 소백산은 바람이다,

산신령님은 이능선, 저능선 가리지 않고 내코 앞에서 변화무쌍하게 조화를 부려 

저것이 안개인지 구름인지 구분이 안된다.

평소 생각했던 바로 이곳은 야물딱진 바람에 아무래도 못견딜 것 같아서

하는수 없이 바람을 막아 줄것만 같은 장소를 찾아 내집을 구축하고 나니 18시~~

올 5월에 구입한 코베아 알파인 나스카2

황금색이 푸르름한 녹색과 대조되어 내눈에는 그 어느탠트보다도 아름답다.

 

제작사가 제공한 스팩에 의하면 무게는 3kg로 많이 무겁고

수납길이는 56cm나 되니 같은길이인 매트와 함께 배낭수납이 어렵고 보기도 흉해서

이너와 플라이를 둘로 나눠 별도의 쌕으로 묶어 65리터 베낭속에 넣고

폴대는 배낭옆 주머니에 꽂으니 간단~^^

 

순간의 찰나지만 잠시동안 국망봉을 보여준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면 맞은편에 비로봉과 1연화봉이 보인다.

그러고는 다시 안개와 구름에 뒤덮히고...

 

산마루 갈림길을 가로막은 이웃도 생겼으니 이젠 두려움도 사라질 것이고...

 

이제 곧 해가 떨어진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 만큼의 아름다운 광경은 아니지만

생전처음 산 정상에서 맞이하는 일몰 광경은 평생 잊지못할 황홀한 감동을 줬다.

 

밤~~~

북으로 단양, 남으로 영주서 오는 불빛은 탠트안까지 들어와 생각많큼 어둡질 않았다.

풀섶은 이슬을 머금은체 바르르 떨고있고.

하늘의 별은 총총내리니 형용하기 힘든 기분에 절로 술잔을 기울이고 싶다만...

 

밤중이 되니 탠트가 펄럭펄럭 거려 기세등등한 바람에 팩이 뽑힌줄 알았다.

또, 계곡에서 능선으로 올려 붙히는 세찬 찬바람이 허리까지 오는 무성한 풀과 함께

탠트를 "스르럭 스르럭" 거리고, 고라니인지 노루인지 양쪽에서 괴상한 소릴 질러대고 있으니

치 누가 내 탠트 주변을 맴도는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한다.

 

5시반 기상,

잠시 바람은 멎었지만 안개 자욱해서 아무래도 일출광경을 보기는 글렀다는 느낌,

 

 

 

행여 볓이 날까 하고 여유를 부려 천상의 화원 거닐며 꽃밭에 심취...

소백산 야생화-[둥근이질풀 꽃]

 

소백산 야생화-[동자꽃]

 

흰색 노루오줌과 붉은병꽃나무

 

그러기를 잠시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물이 주루르 흐르는 탠트를 서둘러 짐을 싸다.

 

820분,

따가운 햇볕에 능선을 가는게 힘들것 같아 말리는걸 포기하고 젖은체로 둘둘 말았다.

 

그리고 내흔적을 티끌하나 없이 말끔히 정리하고 돌아서며 인사한다

"함께한 저녁 행복했다"고~~ 풀잎들도 저절로 일어나 서서 있다~ㅎㅎ

 

소백산의 두 얼굴.

 

떠나며 뒤돌아 본길~~

둥근이질풀 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내년 봄이면 이곳은 다시 철쭉에 뒤덮혀 있으리라,

8시반,

하산코스는 비로봉 ▷ 삼가동 방향 ▷ 자락길 달밭골 ▷ 초암사, 거리는 약 8km정도.

비로봉을 오르며,(전혀 힘들지 않다)

 

10시,

바람은 불지 않지만 사방은 안개에 싸여있고

등산객은 그다지 많으니 여유롭게 한참을 머물다가 하산....

예보에 비온다 했지만 설마하고 여유를 부리다가 결국 내려오며 비를 만났다

이럴줄 알았더라면 새벽 일찍 일어나서 서둘걸....

 

Tip)

일기예보에 비 온다하면 비박금지.

국립공원 내에서는 지정장소에서 캠프하고 비박금지(벌금 10만원이 있다고 함)

식수는 다음날 일정과 계절에 따라 가감하고 최소한 3리터 준비.